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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육아>/아들과 좋은시간

오늘은 아이와 내가 요리사! <수제비와 김밥>

요리는 아이의 오감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발달시키며, 숫자와 색의 개념을 익힌다고 해서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사실에 최근 많은 각광을 받습니다. 요미요미라는 프로그램도 생겼으니까요.
식품조리학이라는 예전에는 생소한 학문을 전공한 저로서는 많은 부분을 아이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에 있습니다. 반면 남편은 요리하면 라면 끓이기가 전부인 사람으로 최근 인기만점인 남편트렌드와는 상반된 남자입니다.
그래도 미션은 미션인지라 새로운 묘안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요리에 소질이 없는 대신 놀이가 될 수 있는 요리놀이를 구상했습니다.



오늘의 요리는 수제비와 김밥입니다.
끓이기와 간하기 등은 엄마가 하기로 하고, 부자간에겐 밀가루 반죽과 재료손질과 준비 등을 시켜보기로 하였습니다. 손을 씻고 앞치마를 입혀줬어요.
아들이 뭔지, 앞치마를 처음 입어본 남편입니다. 아들도 왠지 아빠와 뭔가를 한다는 생각에선지 의기충만하여 아빠를 따라 V를 한다고 손가락을 오므리고 우낍니다.
사진찍기가 되었던 건, 초반 뿐이었습니다.
요리로 놀기 시작하고서는 절대 사진찍기가 안되더군요. 고등학교 졸업식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밀가루세례를 아들에게 맞고, 생계란도 바닥에 널리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도 놀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요리로 노는 방법>

1. 수학놀이-계량컵과 계량스푼
밀가루의 양과 무게를 재보며 놀아보았는데 시계처럼 생긴 주방저울이 동우에겐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장난감이었나봅니다. 아직 1~5 정도의 수량 정도만 이해하고 있는 아들에겐 수의 개념이 낯설었겠지만 무겁다와 가볍다, 크다와 작다라는 비교개념과 함께 몇 번 설명을 해주었어요.

2. 색감익히기-재료의 색
전에 엄마와 주먹밥과 고로케 등을 만들어 본 적이 있는 동우인지라 다양한 요리재료의 이름을 알고 있었어요. 주방기기도 아버지보다 낯설어 하지 않고, 국자 주세요~하면 가져다 주더군요.
김밥을 싸면서 초록색 시금치, 주황색 당근, 달걀은 노란색, 흑미밥은 보라색 등으로 색깔 이름을 불러주세요.

3. 손근육발달-밀가루반죽
밀가루를 체에 내려보기도 하고, 물도 조금씩 부어보게 하고, 소금도 뿌려보게 하면서 밀가루 반죽을 하게 합니다. 몇 번 문화센터 수업을 한 기억이 떠올랐는지 아버지와 함께 뭐라고 떠들어가면서 열심히 치대더군요. 물론 이것 저것 바쁜 아이의 손을 꼬옥 씻겨 반죽하도록 해야겠어요.


결국, 아들은 주방에서 거의 쫒겨나다시피해서 제가 만들어준 주방세트로 가서 본인만의 요리를 하였어요. ㅋㅋㅋ 그래도 흥은 유지되는지 열심히 뭔가를 만드는 척 하드라구요.
남편에게 김밥을 말으라고 하였더니 아이용으로 작게도 만들더이다. 참 볼품은 없지만 힘이 쎄서 인지 잘 말았네요. 물론 터진 것도 아주 많습니다만, 나름 대로 김밥같아보이기는 합니다.
수제비도 호박과 야채 등도 넣고 바글바글 끓여서 함께 먹었어요.
정말 감칠 맛 나게 맛있더군요.
프렌디 육아블로그 덕분에 남편에게 주방일을 하게 했는데요.
중요한 요리에서는 엄마가 많이 도와드렸으므로 설겆이 또한 남편의 몫으로 드렸습니다.
감사하게도 하시더군요. 딱 1번 해줬는데 이제 2번 째 설겆이입니다.
이렇게 놀이겸 아빠에게도 엄마를 도와줄 수 있는 시도가 된 것 같아서 무척 뿌듯하군요.
우하하...다음에 또 한번 도전시켜 보아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