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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육아>/아들의 성장

23개월

이제 말을 제법 문장력있게 구사합니다.
물론 "은, 는" 등의 연결조사와 "많이, 적게" 등의 형용사적인 표현은 유유적절하게 적용하지 못하지만 주어, 목적어, 서술어로 설명하며 가끔 형용사도 붙여줍니다.



몇 일전에 일어난 세가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하나>
아빠,엄마와 밤마실을 나갔는데 친구 연우를 만났어요.
" 연우야! 하며 좋아서 뛰어가더니, 음료수를 건네며, "연우, 많이 먹어"합니다.
그리고는 뛰어노는데 연우가 자전거 근처로 갔어요.
" 연우야! 안돼, 조심해" 하고 등을 두드리는 것을 보고 움찔하였습니다.
연우가 자주 만나 노는 사람, 즉 친구란 것을 만나고 얼마 안되서 알더군요.
제가 운동기구를 하다가 발을 헛디딘 적에도 " 엄마! 조심해" 하더니
그냥 어영부영해서 나온 말이 아니라 정확한 뜻을 알고 한 말이었습니다.

이야기 두울>
이웃사촌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까운 빕스에 갔었습니다.
아이놀이방에서 잘 놀고 있던 울면서 엄마~하더라구요.
금새 쫒아갔더니 형과 누나로 보이는 아이들이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분께서 "아이들이 나오니, 무서웠나봐요! "하시더군요.
" 왜 우니?" 했더니
" 누나가 때렸어" 하더라구요.
그랬더니 아이의 엄마께서 " 안때렸는데요" 하십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 누나 자동차 머리 때렸어" 하더라구요.
손엔 목재 자동차 장난감이 들려있었고, 누나가 그것을 빼앗을려다가 안되자,
때렸나 봅니다.
제가 쳐다보자 아이의 엄마께선
" 안때렸는데...." 하며 말끝을 흐리시더군요. 그리고는 몇 개월이에요? 말을 잘하네! 하시네요.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말을 하지 못했더라면 그냥 은근슬쩍 넘어가려 하셨나봅니다.

아이들은 싸우고 큰다고 하죠. 맞을수도 있고 때릴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뭐라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도 아닌 어른이 좌석도 놀이방과 마주하면서 다 보고 계셨을텐데..거짓말로 무마하려는 태도가 너무 싫었습니다.
주위에서 말을 잘한다고 칭찬을 잘 하시지만, 사실 아이마다 각자의 차이가 있고, 행동력이 느린 편이어서 말잘함을 인정하는 것이 잘난 척 하는 것으로 보일까 조심해서 행동했습니다.
아이에겐 더욱 더 칭찬을, 주위 어머님들에겐 그 아이들이 가진 나름대로 장점을 파악해서 더욱 좋은 많은 칭찬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졌습니다.

이야기 세엣>
반찬으로 생선구이를 하였습니다.
생선과 고기 등의 음식을 좋아하지만, 냄새와 뒷마무리가 싫어서 최근 잘 안해줬어요.
접시에 한 마리 내간 조기를 한 번 먹어보고 말합니다.
" 엄마! 안먹어"
저는 맛이 없나 싶어서 " 왜? 맛없어? 뜨거워?" 그랬더니
" 고기, 불쌍해 " 합니다.
생선을 보니 눈과 몸과 꼬리부분이 생생한 모습이더군요.
생선의 눈을 보고 불쌍하다는 감정이 생겼나봅니다.
" 아냐..생선은 먹으라고 바다에 태어난거고, 네가 맛있게 먹어주면 생선은 더 좋아해! " 그제서야 먹겠다고 하네요.
어린 줄만 알았던, 그래서 감정 또한 좋은거야..나쁜거야..일일이 지적하고 일러줬던 제게 순간 가슴이 차디찰 만큼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아이는 이제 슬픈 것과 기쁜 것 등의 감정과 엄마의 기분이 어떤지도 읽고 행동하고 있었던거죠.
가능하면 아이의 기분과 감정을 자주 물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는 생각보다 커져있고, 저와 많은 교감을 할 줄 알며, 또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가능하면 모든 일의 동우의 의향을 묻고, 자세히 설명해주며, 확인하는 절차를 가져야겠습니다.
가끔 주위에서 제 아이가 동우같다면, 학원에 보낸다느니, 책을 더 사주고 자주 읽어준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 엄마들이 계십니다. 솔직히 너무 추켜세운다고 생각하거나, 내가 아이에게 많이 부족한 걸까 자문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말에 많이 휩쓸리는 편이 아니어서 나름대로의 편안함으로 아이가 노는 방향으로 많이 유도했었는데, 그래도 책은 많이 읽어줘야겠어요.
생일 즈음에는 선물로 책을 좀 구입해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