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항상 오래된 지란지교들과 송년회와 망년회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때로는 멀리 떠오르는 해를 본답시고 친구들과 일박이일 여행도 갔었다가 차량이 너무 많아 엉덩이가 아파 다시는 안오리라 생각했던 때도 있었구요.
그러던 철부지의 여자는 결혼을 해서 남편과 아들을 두고, 지인들과의 시간도 조금 적어지며, 친구보다는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얼떨떨하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친구들과 이밤이 세도록 수다도 떨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놀고 싶기도 한 것을 보면 아직 철이 덜 들었는지 상황판단이 안되는 것인지 헤깔리기도 하죠.
친구의 생일겸 송년회를 집가까운 건대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이 케잌의 촛불도 끄고 오랫만에 한자리에 모인 지인들과 노래방과 2차를 가니 남편의 전화가 빗발쳐 집으로 왔네요.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12월의 마지막 날, 고교동창들을 만났습니다. 모두 추운데도 불구하고 주부들이 대다수 인지라 낮시간을 쪼개서 나와주었지요. 각 지역을 생각해서 사당역에서 만났는데 마리스꼬와 더 부페가 지하철과 연결되어있어 식사를 하고자 들어갔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항상 가는 아웃백으로 갔지요. 힘들다고는 하지만 연말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있어 모두 모이기 힘든 친구들은 서로의 얼굴만 봐도 좋았으며 어제 만난 사이처럼 농담을 주고 받았어요.
남편의 회사에선 연말에 부부동반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문화공연을 관람하는 가족을 생각하는 좋은 행사가 있습니다.
무스쿠스에서 식사를 맛있게 하고, 근방에 있는 홀에서 뮤지컬을 관람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
지하철을 타고 가서 망정이지 오도가도 못할 뻔했네요. 물론 지하철도 인산인해였답니다.
새로 생긴듯한 뷔페 마리스꼬였는데 생각보다 회초밥의 회가 무스쿠스보다 못하더군요.
추운데 달달 떨어서 인지 입맛도 없어서 우동과 과일 대충을 먹고 나왔지요.
연말이기도 하여선지 대기인원도 꽤 되었으며 기다리는 동안 오뎅을 먹을 수 있게 한 점은 좋아보였어요. 또한 위치도 찾기쉽게 되어있어서 모임을 갖기엔 좋은 장소인 듯 합니다.
우찾사 공연장을 찾게 되었는데 어둑한 공간에서 젊은 피가 넘쳐나는 신인개그맨들의 혈기왕성한 공연을 잘 보았답니다. 차가운 날씨속에 일년 전에 뵌 회사사람들 부부들과 간단한 인사와 덕담을 나누고 남편과 슬슬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스타벅스 만원권이 있었던 지라 남편은 커피를 저는 사과쥬스를 먹었는데 시큼한 것이 거의 사과식초에 가까운 맛이었습니다. 오랫만의 데이트며 둘만의 시간인데 남편은 그새 또 핸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군요. 우리는 친정에 가지고 갈 도넛을 포장해서 집으로 가고자 나왔습니다.
저녁도 덜 먹었겠다, 슬슬 재미도 없어지는 가운데 남편에게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더니 별로 좋아하진 않는 남편이지만 흔쾌히 가자하네요. 근처 포장마차를 보다가 예전에 먹었던 깻잎떡볶이 집이 생각났네요. 슬슬 잘은 기억이 안나는 위치를 향해 걸어가자니 너무도 쉽게 발견하였답니다. 역시나 손님들로 넘쳐났지만 구석에 자리가 있어 떡뽂이와 오뎅을 주문하면서 3년정도 만에 왔노라며 아주머니께 아는 척 좀 하였지요. 아이를 낳아봐야 세상을 아는 것이라며 주인아주머니는 반가워해주셨습니다. 매콤 달달한 떡볶이는 추억을 상기시키며 추운 겨울의 움추렸던 마음을 풀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오뎅을 좋아하는 남편또한 좋다고 해주네요.
앞으로도 계속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가면서 의지하고 배려하는 부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스스로는 보지못하는데 초심보다는 남편에게 조금 소홀해진 면도 많아진 부인입니다.
조금 반성하면서 밝아오는 소띠 해에는 소처럼 부지런한 와이프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