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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가족요리

전복죽 & 무말랭이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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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이것 저것 싸주시는 시어머님과 무겁다고 가져가기 싫다는 남편 사이에서
그래도 서운할까 싶어서 주세요 하고 받아넣어온 것들 중에는 냉동된 3개의 전복이 들어있었습니다.
자연산이며 크기도 조금 컸지만 넉넉한 양은 아닌지라 다양한 조리는 불가능 한 듯 싶어
부산에 가기 전에 남았던 밥을 냉동해 놓았던 것으로 전복죽을 만들어 먹기로 하였어요.
일단은 가물가물한 전복손질법을 검색하니 칫솔로 깨끗이 씻으라고 나오더군요.
손으로 이를 닦듯이 쓱싹쓱싹 닦아 나가니사이사이에 주름이 접힌 부분까지 훑어 씼었는데
검은 이끼 같은 부분이 깨끗이 떨어지더이다.
숟가락으로 내장이 터지지않게 조심스레 딱 떴더니 예상보다 잘 떨어지네요.
살은 저며서 잘게 썰고, 내장은 나중에 넣어 색을 내려고 뒀어요.
저며놓은 전복살에 참기름을 넣고 달달 볶으니 향긋한 바다향내가 퍼집니다.
물을 3컵 넣어붓고, 해동된 찬밥을 넣었어요.
 밥알이 조금 커도 부드러우니 씹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갈지않고 끓입니다.
보글거리며 끓을 즈음, 체에 받쳐 숟가락으로 전복내장을 꾹꾹 눌러줘요.
금새 내장의 거므스르한 빛이 전복죽에 스며듭니다. 소금간을 하고 끝~
아들을 주려고 접시에 담고 김가루와 깨를 뿌려줬더니 이게 뭐야~하면서 조금 고민하는군요.
아무래도 전복살이 너무 컸나봅니다. 그래도 두려움을 이겨내고 입에 넣으며 괜찮다고
먹을 만 하다고 말해준 아들이 대견하네요.
엄마는 맛나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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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께선 형부가 바리바리 싸가져온 시골산 음식재료들을 고추장에서 부터 무까지
잔뜩 싸주셨습니다.
그 중에 맘에 드는 것은 이모님과 고모님의 솜씨가 베인 된장이었는데요.
각 집안의 장맛대결을 보듯 자르르한 윤기가 짭조름한 간, 콩의 도드라지는 된장의 외형 등
같으면서도 다른 맛이 정말 신기하고도 풍요롭습니다.
커다란 찬통에 반반 담아 섞어 먹고자 들고와 된장찌개를 끓이니
정말 냄새부터가 시판된장하고는 다르며 탁한 정도도 맘에 드네요.
쌀뜨물에 두부와 양파, 매운 청양고추만 넣었는데도 정말 좋습니다.
역시 고추장과 된장은 주방의 얼굴이로군요. 든든합니다.
남편도 진한 된장 맛이 싫지는 않은지 강된장 혹은 쌈장 맛도 난다며 간만에 두 그릇 먹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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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하게 잘라 말린 무말랭이입니다.
아마도 둘째고모께서 싸주신 것을 제가 좋아한다고 친정어머니께서 무쳐먹으라고 넣어주신 듯 합니다.
일단 어캐 무칠까 생각하다가 양도 많은 듯 해서 잔뜩 해다가 친구나 가족과 나눠먹고자
잘 무쳐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물이네 사이트에 들어가 밑간 하는 것을 배워옵니다.
무말랭이는 잘 씻었는데 너무 잘아서 떠내려갈까봐 조심해서 씻느라 눈이 침침할 지경이군요.
3, 4번 잘 씻어 건졌다가 나물이네 밑간을 해봅니다.
물1컵, 진간장1/3컵, 까나리액젓2스푼, 설탕2스푼....
무말랭이의 양이 서로 다르며 굵기도 다르고, 고춧잎이나 파가 없는 관계로 
조금 계량의 차이는 있었습니다.
진간장대신 시어머님의 집간장으로 했구요.
반나절 간이 베이게 한다는데 저는 시간이 없어서 3시간 정도만 뒀다가 짜서 양념을 헀답니다.
고춧가루3스푼, 고추장1스푼, 설탕과 물엿2스푼, 다진마늘과 생강가루, 소금, 깨를 넣었어요.
북적북적 조물조물 무치니 간간한 간이 베인 무말랭이가 되었네요.
얇게 썰어 말리신지라 약간 무생채같은 맛도 나면서 액젓의 간간한 향도 베이고 좋군요.

역시 죽을 때 까지 배워야 한다는데 전업주부인 저도
항상 남의 요리방법이나 살림방법을 관찰해서 좋은 것은 배워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