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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해외여행

미국>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제4일>


꽤 오래전, 보았던 미국영화로 재미있게 봤던 그러나 줄거리 기억만 있고 명확한 장면의 기억은
모호한 영화인데 떠오르네요.
시차적응에 실패한 모자간은 새벽3,4시 경이면 일어나 아들에게 밥을 먹이거나 약간 놀고
해가 뜰 즈음에 다시 잠자리에 들어 정오즈음 일어나요.
아직까지도 몸은 한국에서의 생활이 자연스레 몸에 베인 이유인가봅니다.
놀고 나들이 나가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하는
피곤하면 곧잘 짜증을 부리는 아들은 엄마에게 무지 잔소리를 듣고 난 뒤 다시 잠이 듭니다.
사실 우리에겐 무리한 여행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너무 늦게 들어와 밥을 먹고 잠을 잤으며 엄마에게 혼나고 잠든 아들이 안쓰럽기도 하여
역시나 일찍 일어나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좀 더 기분좋게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고
아들을 쉬게 한 후, 급히 돌아보지말자는 희망적인 결론을 내고 남편은 출근하고
언니와 아이들과 먹을 떡볶이와 잡채를 만들어봐요.
며칠 묵자니 주방살림의 위치를 약간 파악했거든요.
환기차 주방쪽 창문을 열려고 보니 토끼가 보이네요.
엊그제 아기토끼도 데리고 내려와서 봤는데 그 녀석인가봐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야생토끼는 신비롭고 귀엽습니다.
노루나 곰도 가끔 내려와서 본다고 하니 산 속에서 사는 느낌일 것 같아요.
언니는 떡볶이와 잡채를 맛있게 드셔주셔서 기분좋습니다.
주부는 남이해준 음식이 맛있다는 것이 공통적인가 봅니다.
무리한 여행은 아니라고 생각되서 아들을 내버려두니 오후3시까지 잤어요.


언니가족도 보시기에 우리가족이 힘들게 뵈셨는지 (나가면 아빠에게 안겨다녀요!)
탈만한 기능성 유모차를 구입하고자 나섭니다.
튼튼하고 기계치 저도 쉽게 접고 펼만큼 간단한 동작성을 지닌 저렴하게 구입한
유모차로 여행 중에 만난 최고의 상품이라고 부부는 돌아와 자부합니다.
아이들과 저녁바베큐 식사때 필요한 재료들을 구입하러 갔다가 장난감을 사내라는 요구만
옴팡 뒤집어 쓰고 돌아옵니다.
내일 토이저러스에 가서 사주겠다는 말을 헀지만 기대에 달아올랐던 아이들의 사기저하 후,
한숨섞인 투정과 막무가내 투정은 마무리될줄 모르네요.
어느정도 수습 후, 간단하게 채소만 구입해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갑니다.
폭풍속의 고요라고 내일간다는 약속과 사탕으로 입막음을 한 아이들은 안정을 찾습니다.


아빠들도 돌아오셔서 뒷마당에서 바베큐저녁식사를 할 준비를 해주시고
고기와 새우가 노릇노릇 냄새도 좋게 익어갑니다.
공기가 좋으니 먼지도 없고 식탁을 닦고 매트를 까니 금새 분위기가 나요.
남편은 아이들과 함꼐 야구, 공던지기, 축구를 했으며 남편의 지인이신 형님께서 고기를 구우세요.
엄마들은 모기향을 피운 자리에 앉아 그 고소한 향에 군침을 삼켜봅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소리지르며 층간소음이나 외부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는 점이 무척
부럽습니다. 이 곳의 여자아이들은 축구를 즐기며 엄청 잘한다더니 9살 여자아이인 지인의 따님은
축구전용운동화까지 신고 나와 강슛을 날려주십니다.
고기는 부드러웠고, 새우는 정말 맛있어서 양이 많겠거니 하고 얼려뒀던 것까지 모두 궜어요.
샐러드는 쌈장과 더불어 동우에겐 고기쌈으로 변모되었고 참기름에 찍어먹는 고기에 밥도
금새 동이 난 포식한 저녁식사입니다.


적정시간의 저녁식사와 샤워와 이야기를 나누고,
굿나잇 인사까지 제대로 하고 잠이든 하루입니다.
늦게 일어났더니 하루의 마무리도 금방이지만 대신 피로는 좀 풀린 것 같아요.
내일은 약속대로 아이들과 토이저러스에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