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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타인의 밥상

경기, 광주시> 한국커피, 팩토리670



 딸아이 방학의 마지막 날입니다.
늦 잠을 잔 김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원에 결석하고 가까운 곳으로 함께 나섭니다.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여서 장소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네요.
전부터 가려했던 남산에 갈까 하다가 우유를 잔뜩 마시고 차량 출발 후,
5분도 안되서 토해버린 딸을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와서 씻겨 입힌 뒤,
가까운 경기도 광주 쪽으로 나가봐요.
율동공원에 나가서 놀아도 좋고,,,뭐 일단 고고씽이죠~~~~


전에 잠시 들렸었던 적이 있는데 사진기가 없어서 남기지 못한 (주)한국커피
팩토리670에 가족과 함께 왔습니다.
우리가 가끔 가는 광주시 오포읍 작은 연못 가는 길과 비슷한 어귀에 있는데
언덕으로 오르지 않고 직진하면 오른쪽으로 위치해 있어요.
아이들도 순순히 따라와서 나무냄새가 그득한 그 곳으로 들어섭니다.
우리 딸은 발 밑에 개미를 열심히 내려다보고 있군요.ㅎㅎ


카페내부로 들어서면  풋풋한 커피원두 냄새와 향긋한 빵냄새가 가득합니다.
평일이었지만 손님들이 입구 앞 쪽으로 자리잡고 계셔서
우리 가족은 맨 끝쪽 가죽쇼파와 나무의자가 있는 곳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브런치메뉴가 있었지만 식사를 하고 와서 기본 메뉴로 주문하려 봅니다.


커피 맛은 따뜻하게 먹어보는 것이 맛을 음미하기 좋다고 들어서 남편에게는 카페라떼를
엄마는 시원한 아이스커피~
아이들을 위한 팥빙수를 주문하고 대기하였어요.
아이들은 원두 알갱이를 손에 쥐며 냄새도 맏고 서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윽하게 손바닥에 남는 향이 좋은가 봅니다.
곧 이어 테이블로 주문한 것들이 내려졌어요.
와~~~오랫만에 보는 통팥이 가득한 빙수가 침을 고이게 합니다.


놋그릇이라고 해야할 빙수 그릇이 비좁아 작은 접시를 하나 요구해서 덜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섞어서 먹고 아빠와 맛에 대한 이야기며 뭐라뭐라 떠들면서 먹네요.
직접 끓인듯한 팥에 커다란 호두, 말랑한 떡...가늘게 갈아나온 눈같은 얼음...
우유와 연유 맛이 풍부한..모두가 완전 마음에 쏘옥 드는 팥빙수입니다.
도이창 커피는 유명 커피전문점에 비해 순하고 엷은 맛으로 느껴집니다.
남편은 좀 더 무겁고 깊은 맛을 좋아하는지라 커피보다는 빙수가 더 좋다고 생각하신 듯 해요.


먹었으니 찬찬히 둘러봐야겠죠?
이 곳 저 곳으로 과하지않게 커피에 관한 판매대와 더불어 관련물품을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한 워터드립기와 커피사이폰, 포트를 비롯해 원두도 작은 포장으로 판매됩니다.
전에 로스터스마크 사장님께 들어서 알게된 더치커피로 추출가능한 기구도 발견하니
반갑기도 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분쇄기 등은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역시 모르고 보는 것과 알고 보는 것에는 약간의 시각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군요.


아이들은 빵도 둘러보고 있습니다.
자연발효를 한 르방빵인데 재료도 좋은 것을 사용해서 가격은 비싸지만 맛도 좋고 해서 금새 팔려요.
가끔 사장님께서 근처 농가의 생산품을 팔곤 하신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감자입니다.
토실토실하고 가격도 적정한 듯 보여서 작은 묶음 하나도 구입했어요.


우리 좌석에서 옆으로 보면 로스팅룸이 보입니다.
아이들은 이 곳이 뭐하는 곳인가 처음엔 거울인지 알았다가 의자에 올라서서 보고
흥미를 느끼는 듯 보여요.
카페 운영을 하고 있지만 전에는 커피원두만을 판매해서 공장분위기가 약간 나는데
천정도 시원한 듯 높고 야외도 있어서 정겹고 좋습니다.


비가 왔다 말았다 요지경 날씨를 보이고 있지만 야외에 나와봐요.
아이들이 탈만한 자전거도 있지만 타지않고 주변만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겁을 내다가 아기사자라면서 슬금슬금 옆으로 가서 사진을 찍고 오는 대담한 딸입니다.
기분 좋게 가벼운 발놀림으로 돌아봅니다.


더위를 앞서 나가려는 잠자리들이 출몰하여 아이들 데리고 잡고 계시는 분들도 보였습니다.
아이는 천진스럽게도 우리 남매에게 잡은 잠자리를 보여주며 자랑도 합니다.
약간의 녹지에는 다양한 식물과 벌레들이 있었고 작은 연못으로는 봉긋 연꽃도 모습을 보여요.
자연이 주는 싱그러움은 비가 온 뒤에는 더해서 무척 생생스럽습니다.


활짝 빨갛게 꽃망울을 내보이는 봉숭아 나무에서 몇 개 꽃을 따왔습니다.
손톱에 물들여 봐야겠어요.
아직 덜 여문 포도와 커피나무를 보았습니다.
후덥한 날씨를 지나 좀 더 생생스럽게 식물이 클 수 있는 무더위가 올 것 같은 느낌이군요.
원래 장마 후에는 지독한 열대야와 폭염이 오기 마련이니까요.
8월이지만 아직은 열렬한 기온을 느끼지 못해 더위라는 단어가 낯설기도 하는데
아이들과 함께 시원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지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원한 얼음을 넣고 커피 한 잔 ...집에서 하면서요..

항상 엇비슷하고 일률적인 카페의 분위기가 많은 도심속에서...
자연과 함께 좀 더 좋은 질의 음료와 빵을 제공한다는 카페에서 여유로움을 느끼고
돌아오네요.

*팩토리670: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 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