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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강스가족 투게더

2013 추석

 

 

 

 

 부산으로 고고씽~

시어머님의 병원입원으로 인하여 생각지않게 4박5일의 명절을 지내러 내려갑니다.

 

일주일전 생신기념으로다가 생일노래 남매동영상을 보여드려 일단 기분 좋게 해드렸는데

이번엔 생음악으로다가 들려드려봐야지요.

ktx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아이들의 시끄러움 방지를 위한 영화다운받은 아버지의 노트북이 빛을 발하며

3시간 남짓의 거리를 무난하게 지내옵니다.

 

 

 

 

 

 

병원으로 바로가기 위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야하므로 부산역에서 가까운 맞은 편,

차이나타운특구의 사해방에서 중국음식을 먹기로 해요.

남편과는 예전에도 왔었던 곳인데 역시나 해산물이 담뿍 담긴 우동, 짬뽕과 간짜장 스타일로다가 금새 볶아나온

유니자장, 바삭스러우면서도 소스와 조화를 잘 이루는 탕수육까지 너무 만족스러운 곳이에요.

유리창으로 조리실 내부가 보이는데 엄청나게 바쁘신 중국말을 쓰시는 분들이 일사분란스레 움직이셔서

아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는 중국말이 있는지 귀를 기울입니다.

 

 

 

 

 

저녁에 들렸다가 누님댁에 갔다가 명절엔 쉬시는 간병인이모님을 대신하여 남편이 삼일 내내 시어머님과 함께

주무셨어요.

거의 아빠와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는 남매들은 왜 아빠는 오지않는가, 하는 이유를 엄마에게 엄청나게 들었으면서도

깜깜한 밤이 오면 이제나 저제나 아빠를 기다렸습니다.

우리 딸은 병실의 수호천사 혹은 위문공연사절단이 되어서 노래를 부르고 안마를 해주시는 등 하여

할머님들의 인기를 독차지하였는데 침대를 돌면서 열심히 레파토리까지 바꿔부르며 엄청난 사교성을 보여주셨어요.

 

너무나도 잘 지내줘서 병원 근처의 대형마트에 가서 아이들에게 장난감도 하나씩 쥐어주었고

아들도 미용실까지 다녀왔습니다.

 

 

 

 

부산하면 오뎅, 어묵 아니겠습니까?

동래역인근에 오뎅집이 사라져서 아쉽던 차에 마트에서 어묵을 튀겨내서 파시길래 몇 장 골라담아왔어요.

몇 천원에서 몇 만원까지 원하는대로 구입가능한 부평시장에는 못가봤어도,

내 입맛이 원하는 어묵은 척척 알아서 야채어묵, 소시지어묵, 떡어묵을 정말 맛있게 먹은 남매들입니다.

 

일제강점기의 부산의 일본인들에 의해 전해진 어묵은 바다가 있는 부산에서 계속 발전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기업화되었다고 하는데요.

왠지 서울에서 먹는 어묵보다 그래도 부산이 맛나게 느껴지는 이유는 눈으로 보고 선택가능한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크면 유명한 어묵을 구입하고 먹어볼 수 있는 시장투어도 꼭 해보고 싶어요.

 

 

 

 

 

 

어머님의 병원은 누님댁에서 그리 멀진 않지만 택시도 안잡혀서 거의 걸어다녔어요.

온천천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걸어가기는 나쁘진 않았지만 찌는듯한 무더위는 여름이어서

땀이 질질질.....

9월인데도 여름같은 낮더위라니 놀랄 노자였어요.

 

그럼에도 징징거리지않고 부부를 잘 따르는 남매가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핏줄이 뭐라고, 손주들을 보시고 엄청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아이들과 남편과 함께 하셔서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드린 것에 감사해요.

저도 걱정했던 것보다 회복력이 빠르셔서 목욕도 하루 시켜드리고 마사지도 약간 해드렸으니

내 안의 만족이라고 뿌듯해집니다.

 

 

 

 

 

 

밤 낮없이 조카와 남매를 돌보고 먹이고 병원에 왔다 갔다, 집안일까지 하려니  내 집같지는 않았지만

아이들과 조카들도 친밀해지고 누님댁과도 대화도 나눌 수 있고, 가족이라는 느낌의 시간입니다.

다만, 그 좋은 시간에 아빠가 없다는 아쉬움 뿐~~~

 

초등이라고  잘 어울리는 아들과 조카들인데 연령층이 다른 우리 딸은 약간 왕따의 느낌이 있네요.

울기도 하고 엄마에게 하소연도 하시다가 저리 혼자 노십니다.

ㅋㅋㅋ걱정없겠어요.

 

 

 

오늘 밤은 큰 아주버님께서 병실지킴이를 하신대서 저녁에 남편이 오십니다.

휘엉청 밝은 달구경을 하자며 다시 온천천으로 나왔건만, 늦게 온다며 기다리시던 누님가족과 아들은

최신 유행 드라마라는 주군의 태양에 쏘옥 빠져 모녀만 나오게 되었어요.

정말 커다랗고 환한 달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나오셨던데, "좋은 일만 가득내려주십사" 소원을 빌고

인근 카페에 가서 쉬다 들어옵니다.

 

오븐닭을 주문하고 들어오니 아이들이 엄청 잘 먹네요.

우리 부부도 맥주한 잔, 누님과 하려니 남편과 누님, 반 캔에 얼굴이 빨개졌대요.~

 

 

 

 

 

다시 어머님이 계신 병원으로 가서 얼굴을 마주합니다.

10월이나 11월에 다시 오겠다하지만 서운함과 고마움이 가득한 어머님의 얼굴에 왠지 찡하니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역시나 찌는 듯한 태양 빛에 부산역으로 향합니다.

날이 좀 시원했다면 부산 감천 문화마을에 들렸다가려고 했는데 날도 덥고 시간도 없고

서울행 ktx에 올라 한 참 잤네요.

 

그래도 푸근한 어머님의 맛있고 기름진 음식 한 입 못먹은 추석이 서운하긴 하지만

시댁식구들도 만나뵙고, 아이들도 친밀해지고, 어머님께서도 약간은 안심이 되셨을 만남의 시간이라 생각하며

추석같지 않은 2013 추석이야기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