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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테마투어

부산, 기장> 기장시장과 송도해수욕장

 

 

 

 오랫만에 여유자적하게 ktx가족석을 예매해서 부산으로 갑니다.

오전시간에 후다닥 준비해서 나갔는데 남편은 아이들이 볼 전자기기들을 챙기고

아내는 필요한 물품을 싸고,,이제 제법 여행가족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각자의 일들을 분담하게 되는군요.

 

명절에 다니는 부산하고 정신없는 여행길을 벗어나

이제 슬쩍 여유도 부리며 올라타는 기차여행은 제법 여유롭습니다.

아이들은 버거킹에서 각자의 버거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가는 간식카에서 오징어랑 음료수도 또 사고

봄의 정취가 물씬 올라 꽃이 그득하고 청명함이 살아숨쉬는 유리창의 풍경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3시간 남짓의 시간을 즐겨봅니다.

 

 

 

 막내아들가족이 온다며 기대하시던 시어머님과 누님댁에서 합류해서 기장시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병원에 계신지라 무척이나 답답했을 시어머님께 가족 모두가 모여 시장나들이도 하고 저녁식사를

하기로 한 약속은 어머님을 무척이나 들뜨고 기분좋게 해드린 것 같습니다.

고기가 맛있기로 유명한 철마면을 지나 기장쪽으로 가는 도로는 자연의 미가 생생해서

모두에게 싱그러운 여행길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어요.

 

조금은 좁은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대고 시장구경에 나서봅니다.

와우~~~ 정말 많고 커다란 해산물들이 가득합니다.

 

 

 

육류보다는 해산물을 좋아하게 되면서 비슷한 성향과 취향에 미식까지 닮아가는 비수꾸리한 체형의 동그리

강스부부는 입이 딱 벌어질 듯한 광경을 마주해요.

정말 서울의 수산물 시장에서도 볼 수 없는 1.5배는 더욱 크기가 크고 색상도 선명하여

물비린내가 그리 힘들지않은 재래 수산시장을 돌아봅니다.

 

역시나 기장이라는 지명답게 멸치회가 그득하게 빨간 바구니에 담겨져있고

멸치액젓, 멸치육젓과 소라까지 빠알간 처양막을 드리우고 펼쳐져 이색적입니다.

소라는 제주에서보다 더욱 맛깔나보이고, 해삼과 멍게와 커다란 전복까지 놀랍기도 하던데

이 것은 어떻게 먹을까요? 묻게되던 말미잘까지.....와웅...재미있어요!!

 

 

 

 

문어도 엄청나게 크고 힘도 좋던데 많은 손님들이 가득하십니다.

시장쪽 말고도 대게음식점이 유명하다던데 꽤 많은 음식점들과 원산지 표기가 당당하게 드리워진 대게들이

맛나게 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곧 횟집으로 갈 것이지만 신나게 즉석어묵가게로 가서 하나씩 젓가락꼬지에 꿰어 커다란 양파와 당근이

눈으로 확인되는 야채어묵을 한꼬지씩 맛보았답니다.

우리 아들...아껴 드신다며 조심조심 하시다가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무척이나 아쉬워하던 얼굴이 너무 우꼈어요.

 

생김새도 맛도 특징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다이나믹한 부산의 기장시장,,

오랫만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쥐도 마주해서 기겁을 하긴 했지만

살아있음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고 바다의 짭조름한 향취가 묻어나는 삶의 현장입니다.

공영주차장을 좀 더 넓게 하셔야 될 것 같구용..

커다란 홍합, 소라, 전복, 생선을 사다가 준비해오신 아이스박스에 챙겨넣고 신나게 신나게 횟집으로 이동해요.

 

* 기장시장: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라리 72-1

 

 

 

 

송도해수욕장입니다.

큰아주버님댁과 합류해서 횟집으로 갔어요.

아주버님께서는 가끔 부산의 맛집으로 가족식사장소를 정하시는데 이번에도 예외없이 맛난 세꼬시를 맛볼 수 있는

영변이라는 곳을 예약해두셨습니다.

 

아직은 다리가 불편하신 시어머님이 걱정스럽긴 했지만 온가족과 조심조심히 2층으로 올라갑니다.

뼈를 많이 발라내서 아이들이 함께 먹기에도 큰 부담없는 세꼬시와 소라회와 우럭구이까지 모든 식구들이 신나게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였어요.

바다에서 맛보는 회는 서울에서와는 또 다른 식감을 자극하며

코와 입, 눈까지 즐겁게 해주니 건강해지는 느낌이 가득해집니다.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가득할 시기인데

세월호의 아픔은 전국을 크게 강타하여 조금은 차분하게 하고 조금은 미안하게 하며 시간을 보내게 하는군요.

대학생으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장에서 놀고 있는데

예전보다는 조금 차분한 분위기에요.

 

행복은 노력없이 찾아오지않고,

힘듦과 불행도 사람으로 치유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반복하기도 하고 대립하기도 하게 되죠.

 

아이들은 식사 후, 저만치로 뛰어가고 남편은 가족들이 먹을 커피를 사오고

맘처럼 뭔가가 되지않는 딸은 울면서 모래집을 쌓고

부부싸움을 했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 위로해주고 있는 저까지...

세상살이가 만만치않지만 가족이 있어 안정이 되고 말하지않아도 통하는 것이 생기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 같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잘먹은 가족들과 그저 엮여있어 힘이 되는 든든함으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