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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타인의 밥상

경기, 남양주> 다송

 

 

 오랫만에 남편이 소개하는 맛집으로 향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에 위치한 다송이라는 곳이었는데 들어가는 길이 저수지를 끼고 있는 비포장도로여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와볼만한 맛집이로니 싶었습니다.

쓰러지지 않을까 싶은 원목의 2층 가옥으로 왼쪽엔 한식집, 오른쪽엔 카페를 겸하고 있으며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주차를 하고 들어가서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반짝 추위 덕분에 저수지의 물은 꽝꽝 얼었고 산쪽으로 하얀 눈이 쌓여서 멀리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가득해요.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안심밥상 메뉴는 넉넉하며 안주류도 많아요.

다송밥상 2인분과 해물파전, 동동주를 주문했습니다.

산지의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신다길래 어떨지 큰 기대는 안했는데 미역국이 맛있는 집으로 유명하대요.

 

 

동동주가 먼저 몇 가지 찬과 함께 왔습니다.

노란색이 조껍데기주가 분명한지라 친구생각이 너무나도 나지만 우리 남편과 짠하며 한 통 비웠습니다.

짜지않은 나물들과도 오징어와 홍합이 넉넉하게 들어간 해물파전과도 너무나도 잘 어울리네요.

아이..조아라~~~

 

 

 

출출스레 들어온 남매에게도 진수성찬 밥상입니다.

다양한 반찬이 한 상 가득 차려지니 행복한 손놀림이 바빠지는데 밥은 콩이 들어간 흑미밥과 조밥 등으로 다양스럽고

미역국에 말아서 잘 익은 깍두기를 얹어서 먹었습니다.

좀 짭잘스럽지만 오래 끓인 듯 부드러운 미역과 구수한 국물이 일품이어서 몇 번 리필했어요.

 

 

한정식에서도 그닥 등장하지 않는 전복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황태구이, 취나물, 탕평채, 보쌈, 치커리무침, 파래무침, 된장찌개, 양배추 샐러드, 시금치나물, 도라지나물, 잡채,

전 등이 나오는데 보쌈고기 아래에 솔나무가 깔려있어서 더욱 향이 좋고 담백한 고기 맛이 감돕니다.

 

대체적으로 외식이라는 맛을 중심으로 했을 때 덜 짜다싶었으며 집 밥에 가까운 정겨운 맛입니다.

나물 등 몇 번 리필해도 친절하고 빠르게 가져다 주셨어요.

 

 

 

 

미역국 좋아하는 우리 딸도 밥을 말아서 한 그릇 뚝딱 비웠고,

한식 좋아하는 우리 아들은 미역국 두 그릇에 탕평채와 취나물 무침, 해물파전까지 정말 잘먹습니다.

어떻게 조미료를 사용하지않고도 짜지않으며 감칠 맛이 도는지 궁금해지네요.

집에서는 이렇게 많은 반찬을 준비해서 먹이기 쉽지않은데

오랫만에 외식으로 몸든든, 마음든든한 하루였습니다.

 

 

 

해물파전은 파삭하며 빵가루를 두른듯 고소했는데 아이들도 어른들도 잘 먹고 파간장에 찍어서 더욱 깊은 맛을

느꼈습니다.

동동주엔 파전 아니겠습니까~~~~

남편과 동동주 잔을 비우며 기분이 완전 조아져쓰요~~~~

우리 남편께선 강원도의 바람으로 얼렸다 녹였다 꾸덕꾸덕 말린 황태구이를 무척 선호하시는데

살도 많고 가시도 없고 고추장 양념과 잘 어울려진 황태구이에 만족스러워하십니다.

 

 

 

아주 흐린 원두커피를 받아와서 카페 중간 화장실 쪽에 앉아서 오남저수지쪽을 바라다봅니다.

춥지않은 날씨에 방문해도 좋을 듯한 분위기의 장소인데 아마 그때 쯤이면 방문객이 많을 것 같네요.

카페에 빙수도 유명하다는데 춥지않은 시즌에 다시 방문해서 먹어보려합니다.

 

* 다송: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진건 오남로 690번길 121

 

 

저수지는 꽝꽝 얼었고 산 위에 흰 눈이 반짝 거립니다.

뉘엿거리며 해가 넘어가니 집으로 빨리 가야겠습니다.

나가는 길이 꽤나 좁아서 마주오는 차량을 피하려면 해가 있을 때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 해요.

잠시 오남저수지 산책로도 걸어보고 타닥거리며 타는 장작불도 쐬어보고 출발....

 

오랫만에 맛있고 든든하게 외식 한 것 같아서 기분이 매우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