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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타인의 밥상

서울, 석촌> COFFINE GURUNARU



석촌호수 쪽으로 이사를 와서 좋은 점은 갈 곳이 많이 생겼다는 점과 집근처에서 시간때울 만한 곳이 많아진 점이에요. 아이와 지내다보면 시간을 보낼만한 곳이 집말고도 있으면 좋거든요. 놀이터를 비롯해 공원이라든지, 마트도 많아 든든해 좋습니다. 물론 쌀쌀한 날씨와 남편없이는 혼자 무리수가 많은 아들인지라 아직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는 못하지만, 주말을 비롯해 주중에 남편이 퇴근해서 시간이 생기는 대로 남편과 아이를 대동하고 집근처에 다니고 있어요.


석촌호수쪽으로는 남편이 좋아하는 커피향 그윽한 카페들이 많고, 엄마가 좋아하는 이태리 레스토랑이나 빵집이 잇긴 하지만 오늘은 저녁식사를 한 지라 카페에 갔어요.
커핀그루나루
넉넉한 양이지만, 단촐한 가격대로  4000원~5000원 사이의 커다란 브래드를 많이 팔고있는데, 달콤한 고구마와 계피향이 묻어나며 생크림이 잔뜩 올려진 스위트포테이토브래드와 역시 생크림이 잔뜩 올려진 따땃한 카페모카를 상냥한 직원에게 주문했어요.
나무색과 벽돌이 어울러진 인테리어처럼 직원들도 뭐랄까..따뜻한 느낌입니다.


가족과 연인, 친구들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많아서 대기하는 동안, 부자간은 pnp쟁탈전을 벌입니다. 아버지가 작동법을 알려주는데도 혼자 해보겠다며 드디어 혼자 쟁취하더니 곧 시큰둥 한지 꺼버리네요. 아버지의 카페모카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생크림은 혼자 다 퍼먹고 아쉬워합니다. 곧 점보브래드에 가득히 올려진 생크림으로 화색이 돌긴 했네요.
아이의 입맛은 참 신기한 면이 있어요.


아들은 너무도 신이나서 먹고, 엄마는 작은 책자를 봅니다.
이런 여유있는 시간과 공간이 너무도 맘에 드는군요.
인터넷도 할 수 있더라구요.

처녀시절엔 입에 맞지않아 전혀 먹지않던 생크림과 커피를 어쩔땐 내 돈을 주고 구입해서  생크림케잌을 반 이상먹거나, 더운 여름 남편과 함께 커피전문점에서 아이스 카페모카를 주문해서 먹다니..

이렇게 또 다른 내 안에 나를,,,,과거를 떠올려보고 반성하며 조금씩 나이를 먹고 있는 나를 있게 해주는 남편과 나의 아이가 너무도 사랑스럽고 감사한 가을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