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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일상

엄마가 신났다!

아이 등원을 9시 정도에 하면 두 세시간 가량은 청소와 빨래 등의 집안일로 시간을 보내고,
그 외에 해결해야될 일들을 해결하고 나면 하원할 때까지 한 두시간의 시간이 남기 일수죠.
하지만 명확한 계획을 짜지않은 엄마는 3월까진 소일거리나 규정되지 않은 것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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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도 자주 만나곤 하는데요.
남편의 회사 건물과 가까이에 직장을 다니고 있는 친구를 만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조금 일찍 나옴이 좋았을 것을 손빨래를 하다가 거의 12시 점심시간 무렵에 도착을 하니 엄청난 직장인 인파사이에서 식사할 곳을 고르기가 쉽지 않더군요.
오랫만에 따뜻한 날씨도 그러하였지만 단촐한 생활의 엄마에게
엄청난 인파와 쏟아지는 햇살은 현기증을 유발할 정도였어요.
상사와 점심약속이 있던 신랑도 잠시 보고 친구와 조금 여유로운 안동국시라는 식당에서
 국수와 국밥을 주문하고 여러가지 그동안의 밀렸던 이야기들을 나눴답니다.
시간이 어찌나 잘 가던지 어느덧 그 많던 인파도 각자의 곳으로 사라진 듯 조금은 조용해지더군요. 우리는 자리를 옮겨 커피전문점에 앉아 여러가지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친구는 새로운 직장 및 새로운 남친의 등장에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계획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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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좀 만나려니 그리 화창한 봄날 같았던 날씨가 오늘은 찌뿌두덩덩하더니만 비까지 내릴 징조더군요.
장을 봐서 집에서 식사준비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날씨도 그러하고 해서 나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어요.

엄마가 결정을 본 곳은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길듯한 석촌호수가 바라다보이는 레스토랑이었답니다.

처녀들인 그녀들의 취향에도 맞을 것 같았고, 런치메뉴도 있어 저렴한 라군47에 들어갔답니다.

손님도 적고 여인네들이 앉아서 수다떨기에도 적당한 자리네요.
런치메뉴인 피자와 스파게티, 샌드위치까지 골고루 시켜놓고 맛있게 먹으면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집근처에 살며 오랫동안 붙어있었던 이유인지 메말랐던 가슴의 한 부분이 촉촉히 젖어드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아무떄고 대문앞으로 불러내서 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장난을 쳤던 그녀들과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일상을 보내야하는군요.
지란지교는 해가 갈수록 더욱 깊은 맛이 있다더니 언제나 먹어도 질리지 않는 금방
한 새로한 밥같은 연기가 폴폴나도 찰진 그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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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를 끓였다가 뚜껑이 너무 뜨거워서 내리쳐서 깨어잡수시고, 자주 해먹는 계란후라이에 작은 후라이팬도 거무잡잡한 듯해서 그릇 및 몇 몇 소품들을 사려고 나왔습니다.
친구도 볼 겸 천호역으로 버스를 타고 나갔는데 여유로운 아침공기가 좋네요.
후다닥 적어간 포스트잇의 내용을 보고 한 시간도 안되서 물품과 식료품까지 장을 보고 친구를 만났습니다. 7개월에서 8개월로 접어드는 친구의 귀염둥이 아들은 여전히 잘 웃으며 좋아라하네요. 뭘 먹을까 조금 생각하다가 남원추어탕으로 들어갔습니다.
밑반찬과 미꾸라지 튀김도 4마리, 된장을 풀어 으깬 추어탕을 한 그릇 뚝딱~비웠습니다.
이제는 몸보신 할 수 있는 음식을 챙겨먹자며 엄마가 된 친구들은 이야기 합니다.
전에는 떡뽁이등의 분식을 자주 먹었었는데 이제는 몸생각을 해서 음식도 골라먹고자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네요.
저나 친구나 둘다 츄리닝 스타일에 봄날의 따땃한 햇살을 받으며 조금은 짧은 천호로데오 거리를 한바퀴 돕니다. 아이와 돌기엔 쌀쌀한 바람이라 아이스크림가게에 들어갔어요.
차지만 달달한 요구르트아이스크림에 아기는 입맛을 다십니다.


남편은 이런 엄마를 보고, 아들을 맏겨두고 신이났다고 놀려대기도 하지만
그동안의 개인적인 시간과 여유로운 시간이 부족하기만 했던 엄마에게도
낯설고도 꿈인가 생신가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