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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육아>/아들의 성장

더운 여름 집에서 놀기



 키도 90cm정도로 자랐고, 몸무게도 14kg조금 안된답니다.
여전히 아빠에겐 어리광을 피우는 아들이지만, 더우면 물도 갖다드리고, 식사시엔 다양하게 먹어야한다며 반찬을 입에 쏙쏙 넣어주는 애교쟁이 아들이기도 하지요.
아빠가 미국출장이후, 바빠지신 업무와 운전면허학원에 들리시느라 거의 9시가 넘어서야 들어오시는 바, 가끔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열어 물어보면 " 아빠가 어디쯤 왔나 마중간다."며 나가려고 한답니다.
그렇게 아들은 아버지와 말그대로 사랑하는 사이의 전형적인 모습을 오래도 보여주고 있어요.
아빠는 한없는 그리움의 대상이며 사랑하는 관계인가봅니다.
그러다가 아빠가 오시면 옷갈아입고 씻을 시간도 없이 책을 읽어달라며 들이민다거나, 칼싸움을 하자고 성화를 부린답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에겐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돌아오시는 아버지들과의 시간이 몹시도 아쉽기만 한가봐요. 우리나라도 어린 자녀가 있는 아버지들의 근무시간조정을 조금 해주었으면 하고 생각하여봅니다.
대부분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겠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면 아이들의 심리도 더 안정되어지고, 좋아지리라는 것은 명백한 것 같아요.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겠지만 적절한 선안에서 임신출산휴가 뿐만아닌 육아휴가 등이 새롭게 정책적으로 마련되어진다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슬슬 아들에게 세상사는 법을 하나 둘씩 인지시키고 가리쳐야하는 엄마로서 자는 아들을 보면 자라면서 느끼게 될 좌절감이나 절망, 슬픔 등을 어떻게 꾿꾿이 받아들일까하는 오만가지 걱정이 스치곤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춘기때 한 두번씩 느껴가며 단단해지는 감성이지만, 때로는 격하게 다가오거나 너무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아직 아이라서 감성이 풍부하겠지만 눈물도 많고, 애교도 보면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까? 잘 혼자 버틸 수 있을까? 때이른 걱정이 들기도 한답니다.
부모가 되면서 나의 부모님의 소중함과 감사함도 알게 되지만 좀 더 객관적으로 내가 자라왔던 환경과 가정교육의 장단점도 혼자 생각해보곤 한답니다. 나의 부모님께선 다양한 방면으로 올바르게 키워주셨음에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움이나 힘듦에서 과한 보호를 해주셔서 나름대로 경제적인 관념이나 개념 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하고 스스로의 못난 탓을 떠넘겨 보기도 합니다.
물론 밝고 매우 낙천적이라서 벌떡 일어서는 힘이 있기도 하지만요.
내 남편과 비교해보면 나와는 또 다른 면들도 많고, 다른 환경과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서로 장단점을 잘 조율해가며 아직까진 잘 지내오는 것 같아 둘째를 낳아서 기르면서도 많은 조율과 정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걱정까지 앞서가곤합니다.
어릴 때, 신발주머니를 빨았던 기억을 되새겨 부자간에게 가방세탁을 하게끔 했어요.
세탁시간이 놀이시간인 것처럼 무척 즐거워하며 아빠가 비누칠해서 솔질하여준 가방 및 도시락가방을 물에 헹구는 작업을 도맡았습니다. 이 작은 세탁일에도 분업하는 법을 알게되었군요.



 


 가위는 위험하여 잘 주지않았다가 도면이 무딘 플라스틱 가위를 주었더니 학교에서 수리시간에 해보았다면서 가위질을 선보입니다. 아직은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의 꼼꼼함으로 한쪽 손으로 종이를 잡고, 한쪽 손으로 날을 맞춰서 열씸히 집중해서 자르는 모습을 보니 혼자 두어도 다치지 않을 만큼,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커다란 수박이 약간 물러가고 있어서 안쪽 부분만 잘라내서 먹게했는데 수박쥬스를 만든다면서 두 손으로 꼭꼭 눌러보네요. 세수대야에 무른 수박을 쥐어주고 신나게 짜보라고 줍니다.
아이의 압력은 꽤 쎄져서 뚜껑을 열기도 하고 플레인요구르트에 껍질도 벗겨내죠.
항상 엄마가 까주고 쥐어주는 일이 많았는데 이런 자잘한 생활이 활동에서도 아이가 많이 자랐음을 느낍니다.
제가 자랄 때, 동갑이셨던 부모님은 안돼!라는 말씀보다는 가능하면 뭐든 해볼 수 있게 해주셨는데요.
아이의 풍요로움 느낌과 상상력에 다양한 체험과 경험은 매우 득이되는 것이라 생각되서 가능하면 원하는 일을 해보라고 나두곤 합니다.
물론 정리하고 치우는 일이 싫기도 하지만 엄마가 조금 더 움직이면 되는 것이니까요.
신나게 놀고나더니 다 헀다면서 손도 씻고 정리도 함께 하는 아들을 보니 믿음직스럽기까지 해요.
청개구리 동화를 읽고는 엄마 말을 반대로 했다가 엄마가 병이나서 죽고 만다는 스토리가 너무 충격적이었는지 말을 잘 듣지 않다가도 "청개구리는 안돼!" 하면서 엄마의 말을 잘 따르곤해요.
뭔가 두려운 댓가나 결과에 따라서 행동을 수정하게끔 하는 것은 엄마도 맘에 들지 않지만, 다양한 전래동화와 명작동화를 읽으면서 인과응보의 결말을 나름대로 짐작하는 것도 같습니다.
물론 새엄마는 나쁘다라는 개념을 많이 심어주는 동화책이 너무 많아서...ㅋㅋㅋ
지금의 엄마가 가장 좋고, 예쁘게 생각되어지는 장점도 있지요.


 여전히 롯데월드의 놀이기구들은 탑승하길 꺼려하고 있지만, 옆집에서 키우시는 두 마리 강아지를 자주 접하는 까닭인지 커다란 개도 무서워하지 않아요.
집근처 나무로 만든 가구점에 커다랗지만 순한 멍멍이를 잘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동네에서 마주치는 도둑고양이들도 이뻐라 한답니다.
더워지면서 나가기 꺼려지는 임신말기의 엄마덕분에 하원 후에는 집에서 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간식을 먹고, 책을 읽고,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잘 놀기도 합니다.
기억력이 좋아져서 엄마가 버린 장난감의 행방을 묻기도 해서 난처해지기도 하지만, 텔레비젼을 보기도 하고 공룡에 대한 이야기도 다시 많이 하고 있어요.
이 나이때의 남아들이 공룡을 좋아한다고는 하던데 NGG내셔널지오그래픽의 공룡대탐험이 시리즈로 방영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틀어줬더니 조금 시들해합니다.
좋아하는 공룡들이 아닌 매우 엄마도 첨 접해보는 희귀성 맹수공룡들의 이야기였거든요.
다양한 시리즈가 5시부터 방영된다고 하니 매번 틀어보기는 해야겠습니다.
이제 말복도 지나갔으니 마지막 더위겠지요.
한뼘 더 자라나는 여름이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