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매미가 울어 제끼며 여름이 찾아왔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낮 기온입니다.
덥기 전에 자꾸 만나자며 시간 맞는 친구들과 점심식사를 하러 서대문역으로 갔어요.
멋쟁이 양양은 그새 또 멋진 바느질 솜씨를 뽐내며 먼지광이 인형까지 채우신 보라색 망사백을 들고 오셨고,
메이탄에서 각자 먹을 식사와 유린기, 맥주를 주문해서 수다떨면서 맛있게 먹습니다.
취미. 뭔가를 꾸준히 계속한다는 건 재능과 호기심이 있어야 가능한 일, 우리도 하나씩 떠주시구랴~~
빵 맛집이라는 한나식빵에 커피머신이 고장났다고 하니 빵만 쥐어들고 다른 카페를 배회합니다만,
대화하기 편한 곳을 찾다가 스벅으로 어렵게 자리잡고 앉았네요.
여름이 되기전, 달달하게 참외 익어가는 향처럼 우리들은 일상과 생활을 공유하고 확인하며 수다를 떨고
서로의 장점을 확인하며 위로와 화이팅을 외쳐줍니다.
하찮은 모양자와 색종이, 두고가신 빵봉투를 빌미삼아 한 번 더 친구 얼굴보고 헤어지는 우리.
광화문에는 여름같은 핫한 기온이 내리고 빨간 장미만큼이나 열일하시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이 느껴집니다.
느닷없이 갑자기 보자고 하기엔 시간 맞추기 어려운 친구들이니 살포시 포기하고 혼자 배회하는 시간 가져봐요.
아이들과 여름방학에 시간을 보내곤 했던 <서울역사박물관>에 들러 조선시대 통신사에 대한 기획전을 둘러보고
덕수초등학교와 구세군회관을 지나 어여뻐서 걷기 좋은 정동길에 들어섭니다.
어쩌다보니 관심있어하는 서울시립미술관.
덥기도하고 쉬면서 둘러보려 들어가서 강명희 작가의 방문이라는 주제의 전시를 봤는데
제주와 몽골 등 다양한 곳에서 느꼈던 감성을 추상화기법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맑은 하늘, 아름다운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보면서 일광욕을 하는 기분으로 둘러보니 참 기분이가 좋아용.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느끼고, 듣고, 깨닫는 일련의 과정은 무한감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