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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농어촌체험&자연

경기, 가평> 친정가족 겨울여행


 일년에 한 번은 가족만의 여행을, 그 외에는 친정이나 시댁 식구들과 여행을 한 두번은 하고자 생각하는 남편인데 시댁식구들이 거의 살고 계시는 부산이며 아이들이 어려서 행하기가 힘들군요.
동절기 여행은 가평으로 친정식구들과 나섭니다.
가평눈썰매장이 있는 청평 에덴밸리팬선으로 1박 2일의 일정을 짜셨으며 가족회비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회비는 이런 가족여행이나 모임에 두루두루 사용되서 한꺼번에 지불해야하는 부담감을 덜 수 있어서 매우 좋군요.


오전에 출발해서  10시에 운악산주차장으로 모든 식구들이 집결하기로 합니다.
기분좋게 나온 아들은 늠름하게 1시간의 차량운행시간을 참아내었습니다.
남양주로 들어서자 하얗게 쌓인 눈이 겨울여행임을 실감하게 하네요.
생각보다 현등사가 높은 곳에 위치하였고 눈도 많이 내린 바, 모두 집결하기까지 준비해온 토스트와 참치샌드위치, 보온병의 물로 일회용잔에 커피를 만들어서 마시며 대기합니다.
일단 아이들도 있고 하니 미끄러울 듯한 현등사산행은 포기하고 남편이 선별한 맛집,
할머니 손두부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샌드위치를 조금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메밀해물파전과 두부전골 중자로 2개, 아이들을 위한 순한 순두부2개를 주문하고 막걸리 한 사발을 시켰드랬어요.
역시나 만든 두부라서 그런지 담백하고 칼칼한 국물이 일품이었고 밑반찬들도 맛있고 정갈합니다.
오전 일찍, 이른 시각이라선지 식당엔 우리 가족 뿐이라서 더욱 여유있게 식사를 하였는데 우리집의 막둥이의 함박미소에 친정식구들 모두 이뻐졌다며 환호해주었어요.
음식점의 아주머니에게도 잘 안겨있어 안심하고 편안히 식사할 수 있었으며 남은 음식은 싸가져 갑니다.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대우에 맘이 노곤해졌던 할머니 순두부집이에요.


20분 거리에 있다는 에덴밸리 펜션으로 이동합니다.
2시에 들어갈 수 있다는데 1시 50분까지도 예약한 주택의 청소가 되어있지 않아서 규모가 똑같다하여 청소가 되어진 주택에서 짐을 풀기로 해요. 2시간 정도 일찍 와서 대기했는데 아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가 안되어있으며 먼저온 손님들도 나가지않는다는 말로 일찍 들어가 있으면 안된다기에 늙으신 부모님과 딸은 추운 차량안에서 대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여행시즌이기도 하겠지만 너무 좀 그랬어요.
많은 펜션에 가보았지만 시설은 좀 낙후되었더라도 주인장님들의 마음은 자연을 닮았던데,
주인아주머니는 나쁘신 분은 아니게 보였지만 장사속이랄까~그런 마음이 엿보이네요.

2층 단독이라서 좋다고 남편이 결정한 곳인데 좋은 점도 있지만 가족만 있는 저녁시간에 관리자가 들어와서 보일러를 조정하고 나가기도 하고, 자물쇠로 보일러실을 잠그고 나간 바, 새벽즈음엔
춥기도 해서 황당했기도 하였어요. 아무쪼록 다시 오고 싶지는 않네요.
일단 온가족의 여행인만큼 즐기자는 의미로 눈썰매장 먼저 갑니다.
아이들은 차량안에서 옷을 갈아입히고 펜션은 좀 경사가 가파라서 조심조심 아이들을 데리고 이동해요.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조카들의 앙증맞은 겨울모자들을 보니 웃음이 묻어납니다.
5,6년전인가 대전에  사는 친구를 보러 갔다가 타보고 엉덩이가 너무 아팠던 기억의 눈썰매장은 역시나 무섭네요. 아버지들이 아이들을 태우고 타셨는데 눈가루가 날려 겁이 잔뜩 들었으며 아이들 대부분 한 번 타더니 울상이 되서 다시 타길 거부합니다.
초등1학년인 조카와 남편, 이모만이 다시 타겟노라며 어린아이들 처럼 눈썰매를 끌고 올라가시는군요. 남편은 아내가 큰 맘을 먹고 타서 내려왔는데 폼이 너무 우꼈으며 꼴등이였다고 박장대소를 합니다.
눈썰매장은 어른6명과 초딩조카를 제외하고 5살까지는 무료입장입니다.
44,000원인가 들었는데 한 번 타기엔 아까운 돈이라서 초등학생정도는 되야 겠어요.
대부분의 다른 가족의 아이들도 눈가루가 튀어서 놀라서 울고 나오네요.


역시 놀러와서는 먹거리가 주 관건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이 있다고 해도 1박2일의 먹거리 양에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는데요.
그래도 정말 남김없이 다 먹고 와서 남편이 적잖이 놀라십니다.
간단하게 시작하자며 형부가 차린 쭈꾸미구이가 저녁 바베큐에 쓰일 삼겹살을 몽땅 쓸 상차림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과자나 빵같은것은 피했고 모두 만들어 먹는 재료를 가지고 와써 호떡도 궈먹고 감자와 고구마, 야채 등을 이용했어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도 있던데 호떡 굽기가 없으니 국자로도 눌러지더군요.ㅋㅋ
이 모든 먹는 즐거움에는 친정엄마의 희생이 따르셨어요.
1박이일 내내 주방에서 심혈을 기울이신 덕분이지요. 옥수수수염차를 물로 마셨다가 숭늉을 준비해주셔서 정말 영양가 높은 물을 마셨어요. 저녁시간으로 갈수록 허리굽으십니다.


 아이들에게 책선물을 하였는데 초딩에겐 100점 맞는수학, 구름빵, 공주예절책,뽀로로책을 줬더니 모두 눈들이 휘둥그레해서 책보느라 여념이 없어요. 이모도 장갑과 놀이감을 주셨는데 요술공은 저녁시간이 되니 벌써 고장납니다.
저녁 모임으로 가족 카프라콘테스트를 주최하시려했는데 꼭 뭐 정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뛰어노느라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더군요. 가족인원이 많다보니 식당쪽에서 식사와 술한 잔 걸치는 동안 할아버지께서 놀아주셨다가, 숙모께서 책도 봐주셨다가 아이들은 알아서 풍선도 가지고 놀고 이리저리 뛰어노느라 어른들을 찾지않네요.
정말 내년에 아이들이 더 큰다면 아무 걱정없이 놀 수도 있겠습니다.

퍼즐맞추기도 하고, 풍선가지고 뛰어놀기, 할아버지 말타기, 등을 하고 놀다가 아빠가 챙겨오신 야구연습용 볼과 방망이도 해보고 책읽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서서히 잠의 세계로 갑니다.

 
친언니는 동생의 아가들은 너무 이뻐해주면서 추울까봐 수면조끼도 입혀주고 엄마는 그새 아이들이 힘빠질까 연신 김밥을 싸다가 제비새끼들의 입같은 손주들에게 일일이 넣어주셨어요.
예전에는 뭘 그리 먹을 것을 챙기실까 싫기도 헀는데 제가 엄마가 되다 보니 자식들 입에 뭔가를 넣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을 보면서 엄마의 마음을 동감합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수면바지를 입고 쇼파에서 여성들이 자세를 취해봅니다.
몇 번을 찍어도 명확성이 떨어지는 사진기에 남편에게 종용하여 새 디카하나 장만해볼라구요.
형부도 하나 입고 돌아다니셨는데..정말 우꼈습니다.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1박2일이 끈났습니다.
언니네에 모여 식사를 하고 헤어지기로 해서 각자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눈이 많이 와서 모두 조심조심하면서 내려갔어요.
옷을 누가 끌길래 봤더니 하얀 개더군요.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휴가차 왔던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인지
겁도 없는 녀석이네요. 안녕~하면서 인사해주니 그제서야 저쪽으로 갑니다.
봄가을이 여행으로는 제격이겠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분위기와 화목을 도모하는 가족여행은
쭈욱 계속되어야 겠습니다.
새벽에 일하러 먼저가셔야했던 형부가족과 곧 캐나다로 떠나는 남동생과  항상 자식이 하자면 동참해주시는 부모님까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내 집에서 이제 짐풀기만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