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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수목원,식물원,휴양림

경기, 양평> 두물머리에 가다!

 

 

 찬란할 것 같았던 벚꽃들이 장마처럼 요란스레 내리는 비에 모두 자취를 감추고 말았네요.

봄날은 간다!가 될 것 같아서 아쉬운 흐린 주말~

양평 두물머리로 드라이브 나갑니다. 무조건 무조건이야~~

 

세미원 쪽의 시내에서 뭔가 있겠나 하는 왼쪽 골목쪽으로 차량을 꺽어가면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딸기농장,

주말농장, 생태학교들이 있고 흑탕길에 차량이 더러워질 것을 염려하며 더 들어갑니다.

주차할 곳이 두 군데있는데 아무 곳에서나 세운 뒤, 도보로 이동하면 됩니다.

다행스럽게 쌀쌀한 날씨에 남매들이 모두 잠들어 후다닥 부부와 친정엄마만 둘러보기로 해요.

형부가 준비해놓으신 쭈꾸미 샤브샤브만 먹고올 요량으로 나왔던 저인지라 옷차림새가....ㅋㅋ

덜덜 떨면서도 엄마가 걱정하실까봐 안추운 척 하며 돌아봅니다.

 

 

와~두물머리는 자연적이며 기대이상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흐린 날씨에 쌀쌀은 했지만 짧은 츄리닝 바지에 슬리퍼로 슝슝 들어오는 바람도 잊을만큼 아름답네요.

남편은 약간 내리는 빗방울에 커다란 우산을 받치고 연인처럼 엄마와 마주서 쳔년은 넘었을만한

오래된 고목을 보고 소원을 빕니다.

그리곤 아이들이 깰 세라~모녀지간의 좋은시간을 가지라며 차량으로 후다닥 뛰어가네요.

 

 

미술관 수밀원에 방문해봅니다.

젖은 나무냄새가 향스러운 오래된 집인데 두 나무가 맞닿은 대문하며 들어서는 입구부터 멋스럽습니다.

아기 상추와 토마토가 귀여워서 사서 집에서 키워볼까 싶은 마음도 드는 마당입니다.

은은한 오렌지빛 조명이  따사로이 느껴지는 유리창을 보며 현관으로 들어가요.

 

 

역시나 밖에서 봤던 느낌처럼 포근하고 따스한 실내는 움츠렸던 몸을 제 자리로 돌아가게 할만큼 아늑해요.

오래되고 낡은 가구들이 실내에 가득하고 향기로운 차 향이 감돕니다.

군데 군데에는 조명빛도 은은해서 운치를 더하며 감상할만한 미술작품들도 있구요.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네요.

 

안쪽 마당으로 통하는 작은 문을 열고나가면 방문객들의 빼곡한 메시지들이 담긴 종이들이 벽과 천장에

가득합니다.

한 켠으로는 아름답고 이쁜 다양한 색의 화분들을 볼 수 있는데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군요.

봄은 봄이라는 진리를 느끼게 해주는 식물들입니다.

예상없던 나들이에 친정엄마께선 찬찬히 메모 몇 개도 읽어보시고 본인도 한 장 써서 붙이십니다.

자신의 이름과 둘째 딸의 이름, 날짜를 적어 붙이시는 것을 보니 소녀적 감성을 엿볼 수 있네요.

 

 

남편이 좋아하는 커피와 국화빵을 사가지고 친정엄마는 차량쪽으로 가십니다.

아이들은 쿨쿨자서 함께 나와 물래길을 걸어봅니다.

나의 어머니께 세세한 설명과 대화를 해주시고 든든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나의 남편의 뒷모습이

왠지 멋스럽게 느껴지네요.

가끔 느끼지만 참 좋은 사람입니다.

 

 

 

이대로 집에 가나 하는데 남편은 봐야 할 곳이 있다며 이야기하시길래 모녀간만 또 후다닥 내립니다.

회사 워크샵에서 왔을 때 들렀는데 좋았다는 비닐하우스 식물원 이야기를 해줬거든요.

석창원이라는 식물원인데 안들렸으면 후회할 만큼 좋았습니다.

무료인데 유료 식물원 못지않게 전통과 아름다움을 알맞게 조화시켜둔 곳이니 두물머리 가실 분들은

꼭 들리셨으면 좋겠네요.

 

 

넓다라한 비닐하우스에는 좌우로 아름답게 공들여 조경하신 느낌이 가득한 어여쁜 정원들이 나옵니다.

식물을 좋아하시는 어머님도 흠뻑 반해서 나도 이렇게 꾸미고 싶다는 의지를 다시금 보여주신 곳이에요.

입구에서 오른쪽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앉아 휴식하며 책도 볼 수 있는 과수원같은 나무 정자가 있고

앞쪽으로는 계속해서 수증기같은 물을 뿜어주는 금강산복원 조경도 보입니다.

엄마께서는 세세하게 돌아보시며 미소를 지어주셔서 좋네요.

 

 

 

곳 곳에 전통적인 면이 보이게 해두셨는데 오래된 온실이라든지 풍류를 느낄수 있는 장소가 보입니다.

앉아서 자연을 벗삼아 그림도 그리고 바둑도 두고 음주도 한 잔 하며....

저는 그 옛날에 태어났다면 아무래도 한량이었을 것 같아요.

향기롭고 자연의 기운이 생생한 식물원을 돌자니 몸에서 좋은 기운을 흡수한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분께 사진 한 장 부탁해서 엄마와 왔다는 인증샷도 남겨봅니다.

조금은 봄에서 낯선 날씨이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장소와 추억을 많이 남겨보고 싶네요.

 

* 양평두물머리: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