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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서울,한성대입구> 슬금슬금

 

 

 

 새해가 밝았습니다.

특별한 종교나 믿음이 없는 부부이지만 미래에 대한 막연함에 불안감도 생기는지라,

올해 운세를 보러 성북동 책집에 방문합니다.

역시나 선택은 본인에게 맏기지만 술술 풀어주시는 선생님이신지라 방문객들이 있어서

그림을 그적거리며 대기했다가 만나뵙고 왔어요.

100%모든것을 걸진않더라도 무던하다는 올해 운세에 왠지 마음이 놓이네요.

사람들은 불명확스런 것들에 대한 어떤 긍정적 확신을 받길 바라는가 봅니다.

 

나의 배우자께선 요즘 바쁘신지라, 아내는 물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어려워지신바,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슬금슬금 한성대입구로 갔어요.

시원하고 청량한 시린바람이 코끝을 스치는데 머리는 명확해집니다.

나의 남편도 귀가 얇아지고, 아내이야기를 경청하거나 얼굴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것이

나이를 잡수는가 봐용.

 

 

 

 

스리슬쩍 사람들을 이끄는 동네,,

성북동을 거닐어봅니다.

그새 또 달라진 부분들도 보이고 오래된 그 자리의 것들도 확인하고 미소를 담고 동네를 거닐어요.

점심시간이 아직 남아있는 시간인지라 여유롭고 사람들도 적습니다.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울만한 빨간 벽돌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언덕을 넘어

큰 길가로 나열되어져있는 아기자기하고 특색있는 상점들을 돌아봐요.

마음이 참 한가로워집니다.

 

 

 

이런 곳에서 살게된다면 불편스러운 부분도 많겠으니, 가끔 이렇게 들려보고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도심속에 사는 사람이 되어있군요.

남편과 친구들과 함께 와도 좋은 나들이지만,

가끔은 혼자의 여행을 꿈꾸듯 하루동안 혼자 나서보는 것도 참 좋은 정신적인 안정의 시간입니다.

북적거리는 가족간의 시간과 이웃들과의 시간도 좋지만

조용히 걸어보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떠올려보고, 정리해보면서

현재의 나의 위치와 상황을 명확하게 떠올려보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하는 일...

 

잠시 소풍온 것이라는 짧은 인생속에서

좀 더 잘하기위한 애씀의 시간이 아닌 돌아보고 나아감을 위한

정리정돈의 시간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몇 장의 사진을 찍다가 핸폰의 꺼져부렸쑤와요.

2년정도 사용한 나의 핸폰의 적정사용기간이 끈나감을 느끼며 좀 더 걸어보기로 해요.

한성대쪽으로 골목골목을 걷다보니 성신여대 입구까지 왔습니다.

오래전 한성대에 다니던 귀여웠던 친구와 성신여대에 다니던 참한 친구가 있었는데

이제는 연락이 끊긴지도 오래되었건만 어찌들 지내는지 궁금해지네요.

 

아이들 생각이 나서 나폴레옹제과점에서 감자식빵, 돼지빵, 소시지빵, 팥도넛츠와 고로케를 하나씩 구매했고

크게 볼 것 없는 성신여대로 걸어나와 태극당에서 계란롤샌드위치, 팥빵, 소시지빵 등도 사왔어요.

그 날밤, 누전이 되서 급히 아이들에게 제공하게 되었는데 ....

참 사람일은 모르긴 한 것 같네요.

 

혼자 뭘 먹을까 하다가 성신여대점 교동짬뽕, 순두부짬뽕을 주문했는데

냉동조개를 사용한 듯한 흐늘거림과 너무 짜고 맵고 부담스러운 양념, 차디찬 순두부의 얹어짐에

급 실망을 하여 고냥 나왔답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상황과 입장에 맞게 바삐 걸어가고 대화를 나누고 울고 웃고 합니다.

오늘 만나고 스쳐간 사람들에게서 그 짧은 순간에 많은 것들을 느끼고 고뇌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네요.

지나가면 아무것도 아닐지인데 현재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괴로움들...

그 작은 아픔에 흔들려서 크게 만들지않도록 잘 다독겨려서 담아둡시다.

곧 좋아질 것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