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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초대& 스페셜 데이 요리

초대상> 기제사 이후 손님초대

 

 

 

 기제사입니다.

아프신 시어머님이 제사를 무척 중요하게 여기셔서 작년부터 둘째며느리인 제가 맏게된 집안제사에요.

이사도 했고, 앞으로 잘 지켜봐주십사하는 의미에서 올해는 좀 더 신경써보기로 합니다.

아이들 원에 보내고 이틀 간 장을 봤습니다.

대형마트, 백화점 식품코너, 재래시장을 돌면서 원재료를 비교해보았죠.

아무래도 발품을 팔면 좀 더 좋은 식자재를 선별해서 구입할 수 있으므로 좋은 경험이 되리라고 돌아보니

날은 더워졌고, 짐은 무거워지고...그렇군요!

 

가족만이 지내는 제사이므로 제수품목은 간단하게 하고

먹을 수 있는 것들로 좋은 재료를 구입하기로 남편과 구두합의는 보았으나 상차림이 빈약하면

왠지 씁슬해서 구입목록과 할 수 있는 제사음식을 나열하고 확인하며 구상했습니다.

 

 

 

나물은 고사리, 콩나물, 무나물, 시금치나물, 당근채나물로 5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오징어와 북어포, 밤과 약과, 곶감을 놨구요.

과일은 감, 배, 사과, 바나나입니다.

산적은 쇠고기에 양파, 배 갈은 것 약간과 파마늘을 다져넣고, 간장, 매실액, 소금과 후추 간을 한 뒤

하루정도 냉장고에 뒀다가 당일날에 굽습니다.

전복 역시 간장, 매실액, 참기름 등에 하루 냉장고에 뒀다가 조려내면 간이 잘 배입니다.

전은 생선전, 고구마전, 호박전, 햄맛살파 산적, 버섯야채두부전, 두부전을 준비했어요.

조기는 한마리만 튼실한 것으로 구입해서 쪘구요.

 

소고기국거리와 새우, 홍합, 조개살, 두부를 넣고 끓인 국과 커다란 무를 사용하고 남은 것으로 간략한

깍두기를 만들었습니다.

전복은 우리 아들이 좋아해서 올리게된 품목인데 아이들이 세척, 손질을 하고 함께 들여다보면서 움찔하지만

재미있는 시간을 갖었어요.

 

 

떡과 튀김이 빠진 제사상이 완성되었습니다.

딸의 훼방으로 저녁시간대에 떡을 구입하지못했는데 늦게 퇴근하신 남편과 자정에 제사를 올렸어요.

그래도 상이 꽉 찰 정도여서 다행스럽습니다.

 

남편에겐 다시 한번 예를 갖추고 정성을 다하는 상차림을 강조하며

좀 더 간략하게 우리 가족이 맛보는 제사상차림을 이야기 해봅니다.

 

제사의 종교적인 의미나 유교교리에 따라서 중요시 해왔으나 현대사회에서 축소되고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면

제사의 의미는 가족모임, 마음의 안도쪽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제사풍속이 큰아들에게만 일임됨이 변하고 부모만 제사를 올리는 간략한 것으로 변모하게 되고 있는데

저 또한 아들이 이어가길 바라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가족과 지인들과의 즐거운 모임므로 변모시키려합니다.

 

 

 

다음 날, 친하게 지내는 지인분들을 모셨어요.

제사밥 먹으러 오라니 조금 헉~!하는 분위기였지만 나물에 간장양념을 넣거 비벼먹는 비빔밥과

발사믹 비네거 샐러드, 탕국, 전, 과일과 밑반찬들을 조금씩 챙겨놓으니 좋은 점심상으로 변모했어요.

전복조림이 맛있다고 하시고, 이렇게 준비해서 감사의 말씀까지...

제가 다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집으로의 초대는 그래서 정성스럽게 느껴지고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제가 좋아하는 손님부르기입니다.

 

남편의 취향으로 갖춘 커피캡슐과 사오신 쿠키와 과일들도 즐거운 대화시간까지 갖고 헤어집니다.

오랫만에 시간을 들여 음식을 준비하고 이웃들과 나누니 마음이 즐겁습니다.

 

 

제 2차로다가 지란지교들이 오셨습니다.

역시 채소를 좋아하는 친구들인지라 나물 몇 가지와 전, 샐러드, 딸기, 오징어구이와 과자를 안주로 두고

모스키토와인과 쏘맥과 캔맥과 병맥이 난무하는 신나는 술자리를 가졌어요.

여전히 아름다운 나의 친구들과 일상에서로의 복귀를 위한 잠시 동안의 행복을 만끽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한결같은 친구들인데 술이 더해지면 더욱 풍요로워지죠.

 

예전엔 이해불능이었던 남편도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재우고

합류하셔서 함께 일상과 이야기를 논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들, 맛있는 음식들, 끊없는 이야기와 웃음들....

제가 요리하고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이유이지요.

언제나 잘먹고 잘사는 방법을 유지하면서 좋은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