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기온이 올랐지만 체력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오전에 가족과 함께 오르기 쉬운 산에 갑니다.
의릉에 이어져 있는 천장산 둘레길입니다.
세계문화유산 의릉은 조선의 20대왕 경종과 그의 계비 선의왕후를 모신 곳이랍니다.
오래 전, 중앙정보부가 있던 자리여서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의 왕래가 차단되었던 곳인데 의릉으로 꾸며지고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있으니 둥글게 천장산의 산책길도 자리하게 되었나요.
의릉의 오른쪽 안쪽에 천장산 둘레길 산책로가 있습니다.
한 시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는데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시간과 예상을 깨고
나무계단이 꽤 가파라서 조심을 해야하며 꾸준히 하다 보면 운동이 될만한 코스였습니다.
체력도 떨어지시고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이 없으신 할아버지와 함께 남매가 힘을 내서 올랐는데
이제 슬슬 여름의 날씨도 가려고 하는 기간인지라 땀이 흐르고 몸이 무겁게 느껴지네요.
그래도 소나무를 비롯한 초록의 나무들이 그늘도 만들어주고,
소리 내어 우는 뻐꾹 새소리, 사이사이에 살랑거리며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주는 천장산 나들이는 만족스럽군요.
열심히 조금 높은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물맛도 시원하고 달달하게 느껴지며,
몸 속에 새로운 활기가 솟아나는 느낌도 들죠.
남매는 깔깔거리면서 선두에 서더니 슬슬 뒤로 쳐지면서 쉬었다가도 오고,
넘어진 동생을 이끌며 손을 끌어 함께 걸어오는 오빠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낮은 산이었지만 나무계단과 시멘트길로 구성되어져 있는지라 꽤 생각을 하면서 조심해서 걸어야 해요.
비가오면 위험할 수도 있겠는데 다양한 초록식물들의 이름도 할아버지께 여쭤보며,
본인들이 알고 있는 풀과 나무의 이름도 이야기해보았어요.
초록이 완연하게 짙기 전인지라 나뭇잎의 사이사이에서 만나보는 도심의 모습과
흐드러지게 꽃가루가 뿌려진 축복의 길 같은 곳도 사진으로 담아봅니다.
정말 아름답고 탐스러운 흰 꽃들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 천장산이 하늘이 숨겨놓은 아름다운 곳이라는 숨은 뜻을
자연적인 요소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60도 돌아보면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 북한산도 보이고 강북의 도심이 한 눈에 들어온답니다.
우리 딸은 힘들면서도 경희대 평화의 전당이 공주들이 사는 궁전같다고 생각하고,
엄마와 대화도 하면서 끝까지 힘을 내어주었습니다.
아이들도 이렇게 세세한 완주의 뿌듯함을 무척 즐거워하는 눈치입니다.
아빠와 할아버지와 축하하며 하이파이브도 하고 기분이 좋네요.
* 의릉(천장산 둘레길)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석관동 산1-5
즐겁게 할아버지께서 사주시는 늦은 점심식사를 반계탕, 갈비탕으로 고루고루 드시고 신이 나서 좋은 아이들과
집으로 오는 길에 새로 오픈한 카페에 들렀습니다.
딸이 좋아하는 딸기가 가득한 요거프레소입니다.
스트로베리 치즈요거트 아이스크림과 메리 딸기, 생크림딸기 토스트가 곁들여지는 세트메뉴에
남편의 아이스 카페라떼를 추가해서 골고루 었습니다.
가족이 모두 식사하고 혹은 시간을 보내며 있을 수 있는 카페의 여유가 참 좋네요.
앞으로도 함께 하는 일정과 시간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합니다.